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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4 F/W MENSWEAR PARIS FASHION WEEK

2023 F/W 파리 남성 레디-투-웨어 패션위크가 다가오는 22일에 막을 내립니다. 17일에 시작되어 22일까지 파리 Palais de Tokyo에서 개최되는 남성 레디-투-웨어 세션이 마무리되고, 23일부터 26일까지는 오뜨꾸뛰르, 다음달 27일부터 3월 7일까지 여성 패션 세션이 시작됩니다.

우리나라의 디자이너 송지오, 우영미도 이번 패션위크에 참여했는데요. 송지오의 23 F/W 컬렉션은 송지오의 정체성과 송지오의 뮤즈가 되는 ‘소년의 모습’ 그대로를 투영한 컬렉션이라고 하여 기대를 자아내고 있죠.

참여하는 브랜드로는 잘 알려져있는 생로랑, 에르메스, 지방시, 루이비통, 디올, 켄조 등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들의 컬렉션들이 공개되었는데요. 초현실주의, 네오 누아르 운동에서 영감을 받아 로맨틱하고 관능적인 패션을 선보이는 아르투로 오베제로 Arturo Obegero, 전통적인 테일러링에 관한 전문성과 그래픽 프린트 취향을 혼합하여 세련된 컬렉션을 만들어내는 크리스토프 룸프 Christoph Rumpf, 클래식을 존중하면서 남성 패션을 보다 생동감 있게 재해석하는 발레타 스튜디오 VALETTE STUDIO, ‘의식적 미니멀리즘’ 철학으로 남성복의 핏한 라인과 스트릿웨어의 편안함이 결합된 컬렉션을 선보이는 Uniforme 등 많은 브랜드들이 자신들만의 가치관을 담은 새로운 컬렉션을 가지고 나타났답니다.

이번 2023-2024 F/W시즌의 메인 키워드는 환경 친화적, 패브릭, 데님, 가죽, 악세사리입니다. 코로나19 로 인한 팬데믹과 기후변화 및 지정학적 위기로 인해 환경 친화적 소재의 중요성 및 사용도가 크게 높아졌는데요. 이처럼 시대 상황을 반영하여 달라지는 패션을 살펴보는 것 역시 흥미롭습니다. 시대와 함께 변화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하는 패션 세계를 이번 23 F/W 시즌 컬렉션에서 살펴보아요.

Saint-Laurent

지방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매튜 윌리엄스Matthew M. Williams는 이번 2023 F/W 남성 컬렉션에서 지방시의 쿠튀르 아틀리에와 결합해 만든 검은색 수트 세트를 여럿 공개했다. 가장 고전적인 형태인 꾸뛰르로 시작하여 절제된 실루엣을 유지했다.

디자이너들의 새로운 시도(사이드 라인이 없는 바지, 힙 노출)와 함께 윌리엄스는 남성복의 이질적인 요소에 실루엣을 넣어 체계적 의상으로 재구축했다. 이 과정은 다양한 직물의 분해 및 재구성 처리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이는 일본의 전통적인 기술을 반영했다.

밑단이 낮은 상의나 상의에서 스커트 중간쯤에 놓여 있는 룩들을 선보였어요. 리벳 스커트, 거위 털로 이루어진 뷔스티에와 스웨터, 과하게 찢어진 카모 바지, 뒷부분에서 스커트 역할을 하기 위해 아래쪽으로만 착용된 가짜 파이톤 점프슈트, 레오파드 후드 집업, 그리고 염색된 나일론 스타일의 수트 등, 다양한 룩들이 선보여졌어요.


Givenchy

이번 생로랑 2023-2024 F/W 컬렉션은 쿠튀르 노하우와 파리지앵 나이트라이프의 화려함이 반영되었어요. 지난 생로랑 여성 컬렉션을 연상시키는 발라클라바 뿐만 아니라 오버핏 숄더, 오버사이즈 룩 등 남성성과 여성성을 모두 가진 룩들을 공개했죠. 생로랑 대표 디자이너 안토니 바카렐로 Anthony Vaccarello 는 “이번 컬렉션은 Marrakech 에서 열렸던 지난 시즌의 두번째 컬렉션처럼 느껴집니다. 저는 남성과 여성을 그저 한 사람처럼 만들고 싶어요. 남성이 여성의 옷을 입고, 여성이 남성의 옷을 입을 수 있게요. 둘 사이에 차이는 없어요.” 라 말하며, 강하고 관능적이며 로맨틱한 느낌을 내는 룩들을 공개했어요.

또한, 그는 우먼웨어의 실루엣을 남성복에 적용했는데요. 지난 여성 컬렉션의 롱드레스와 니트를 이번 남성 컬렉션으로 가져와, 여성의 실루엣을 남성복에도 녹여냈어요. 이번 컬렉션은 페미닌과 매스큘린의 결합으로 다양한 젠더리스 룩들이 보여졌다는 점이 흥미롭네요 !

Louis-Vuitton

요즘 럭셔리 브랜드들은 컬트적인 아이템 창조 및 이와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요. 이번 루이비통 쇼에서는 어린시절의 기억과 그 소중함에 관해 이야기했어요. 런웨이도 한 아이가 자라 성인 남성이 된 집의 모습으로 그려졌는데요. 쇼에서 모델들은 어린 시절의 장난감을 찾기 위해 루이비통 트렁크를 뒤적이고 있었고, 프로그램 노트에서는 밀레니얼 세대가 지나온 시절, 즉 십대의 침실, 그리고 컴퓨터를 하던 예전 기억들을 묘사했어요. 모델들은 클래식하게 커트된 매쉬업, 트위스트 미들 수트, 긴 슬림 테일러 코트를 입고 등장했어요. 또한, 가죽 패치가 붙여진 루이비통 모노그램 캐주얼 웨어, 백팩, 버킷 모자도 등장했죠. 이번 쇼는 프로그램의 많은 개별 항목들 때문에 일관성은 조금 떨어졌지만, 순수하면서 역동적인 럭셔리 테크닉을 혁신하는 루이비통의 능력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네요. 다음 루이비통 쇼 역시 기대가 되는데요.

Ami Paris

아미 파리는 이번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3에 등장하면서 더 알려지게 된 브랜드죠. 이번 컬렉션에서는 아미의 하트 로고를 조금 축소하고, 유동적인 움직임을 위해 넉넉하나 오버코트, 주름이 잡힌 와이드팬츠, 카푸치노 색상의 양말과 함께 코디한 플랫 슈즈, 그리고 편안한 소재에 중심을 맞춘 룩이 많이 등장했답니다.

맨즈웨어 컬렉션에 여성 모델들도 많이 등장했다는 것이 흥미롭네요!

Hermes

에르메스의 디자이너 Véronique Nichanian은 이렇게 말했어요. “코로나로 인한 팬대믹 동안 우리는 편안하고 가벼운 트레이닝복에 익숙해졌지만, 코로나 시대를 지난 이제는 편안함 보다는 섹시한, 저녁을 위해 차려입은 듯한 스타일의 옷을 입고 싶어지기 시작했죠. 귀걸이나 뭔가 섹시한 것들을 착용하는 것 말이에요.”

에르메스의 이번 컬렉션의 핵심은 가죽이었는데요. 가죽은 우리를 따듯하게 해주면서 때로는 섹시함을 주는 소재니까요. 이에 Nichanian은 송아지 가죽의 블랙 와이드팬츠, 송아지 가죽 재킷, 사슴 가죽 블라우스 등 다양한 가죽 제품들을 공개했어요. 오프닝에 등장한 회색 가죽 코트는 반짝이는 소방관의 재킷을 나타내기도 했죠. 또한,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가방들도 등장했는데요. 대부분의 제품들은 여러 사이즈로 등장했지만, 말가죽으로 이루어진 가장 인기있는 핸드백 HAC(Haut à courroies) 는 플러스 사이즈로 등장했죠. 그리고 Nichanian이 언급했듯, 모델들은 귀걸이를 많이 착용하고 있었는데요. 백금 혹은 Chaos Fancy라 불리는 다이아몬드 체인으로 이루어진 귀걸이나 체인, 그리고 반짝이는 메탈 주사위가 달린 레더 목걸이도 보였습니다.

Dior

디올의 디자이너 Kim Jones는 이번 컬렉션에서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의 죽음 이후 디올 수석 디자이너로 임명되었던 이브 생 로랑 Yves Saint Laurent이 일으킨 패션계의 새로운 변화 및 진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어요.

1958년 S/S 시즌, 즉 그의 첫 번째 컬렉션은 여성성과 남성성의 지속적인 융합 속에서 남성들의 이야기를 교차시킨 여성들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현대 예술을 전통적인 컷을 통해 재해석 되었죠. 브리티시 소재와 쿠튀르, 그의 옷들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개성을 존중하면서 실루엣은 부드럽게 변화되었어요. 창백하면서 중성적인 색상, 쿠튀르, 스타일 요소로서의 리본, 마리니에르, 남성용 수트의 일부가 된 폴로 셔츠, 드레이프 니트 스웨터, 나일론 오버롤 및 매우 유동적인 7부 팬츠가 이에 해당했죠.

이번 쇼는 이브 생 로랑 시대를 기념하는 크리스찬 디올 하우스(House of Monsieur Christian Dior)의 유산을 현 예술 감독이 주도하는 조각적 태도와 영국이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무대였다고 할 수 있겠네요.